첫눈이 왔어요(11.23)

2017.11.23 20:32

dalmoi 조회 수:571

오늘은 수능시험이 있는 날이었어요. 원래 지난 주였는데 포항 지역의 지진 때문에 오늘 치르게 되었습니다. 옛날부터 대학 시험이 있는 날은 추위가 온다는 말이 있었죠. 이름하여 수능한파라고 하는데.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추워지더니 드디어 눈까지, 첫 눈이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큰 일 없이 수능이 끝나서 다행이네요.

아침에 교문에서 교통안전 캠페인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벤트도 있어서 우리 친구들이 즐거워했어요. 선생님은 출근하자마자 교문앞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교문에 있으니까 기분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선생님을 본 우리 친구들이 멀리서부터 사랑합니다 인사도 하고, 어 선생님, 하면서 반가워하고. 선생님도 교실이 아닌 교문에서 아침을 맞이하니까 더 반가웠던 것 같아요 ㅎㅎ

이렇게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조금씩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조금씩 내려서 첫눈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함을 느꼈는데, 갑자기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어요. 교문에서 선생님을 발견(?)한 친구들은 우르르 몰려와서 '선생님, 눈이에요' 하면서 좋아했어요. 마치 귀여운 강아지처럼, 아니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좋아하는 친구들. 옆에 계셨던 교장선생님께서 정말 귀엽고 순수하다고 칭찬을 해주실 정도였답니다.

선생님은 눈이 오면 무조건 밖으로 나가는 습관(?)이 있답니다. 1교시부터 우리들은 운동장을 차지하고 신나게 눈을 즐겼습니다. 함박눈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작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눈 위를 뒹굴면서 축구도 했죠. 선생님이 특공대를 조직해서 6학년 체육선생님을 공격하기도 하고 ㅎㅎ 그리고, 선생님이 눈이 올때마다 즐겨하는 눈썰매를 가지고 왔습니다. 한명씩 눈썰매를 태우고 선생님이 끌 때마다 좋아하는 우리 친구들의 웃음에 힘이 저절로 나더군요. ㅎㅎ 물론 나중엔 힘들었지만.

아쉬운 건 눈이 금방 그쳤다는 점이었어요. 하지만 오늘 내린 눈의 대부분은 우리 친구들 차지였던 것 같아요. 미니 눈사람도 참 귀여웠고요. 눈내리는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고, 리듬스텝, 오고디스크, 플라잉디스크 등 한바탕 신나게 즐겼답니다. 선생님이 교무실에 갔더니 교무실 선생님께서 우리들의 즐거운 첫눈 놀이를 보고 계셨나봐요. 그 선생님의 아이가 이제 세살인데, 빨리 커서 우리 반에 넣고 싶다고 하네요 ㅎㅎ 그만큼 즐겁고 행복했던 첫눈 오는 날이었습니다.

내일은 상시평가(지필평가)가 있는 날이에요. 선생님이 알림장에 숙제를 냈어요. 부모님께서 '공부 열심히 하네' 라는 말씀을 듣고 사인받는 것인데, 우리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어떤 친구는 일부러 부모님 앞에서 공부해야겠다고 하고, 부모님 앞에서 일부러 공부하느라 힘든 척 한다고 하고. 시험을 잘 보고 못보고 하는 것보다 그래도 시험이니까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모두 숙제를 완벽하게 할 수 있길 바라며. 벌써 금요일이네요. ㅎㅎ 내일도 즐겁게 인사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