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 추모(4.16)

2024.04.16 16:03

dalmoi 조회 수:27

아침부터 교실에 들어오는 우리 친구들의 손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인형, 큐션, 그리고 돗자리가 들려 있었습니다. 누가 보면 비 오는데 소풍가는 느낌? 잠옷만 입으면 완전 파자마 파티 분위기였어요. 오늘은 지난 주에 안내한 것처럼 눕독이라는 행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뭐에요? 누워서 편한 자세로 책을 읽는 것입니다. 아하~~ 생각만 해도 재미있나봐요. "선생님 언제 해요? 빨리 하면 안되나요? 왜 1시간만 해요? 더 많이 해요!!! 미술 시간이 끝난 다음 교실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자리를 깔고 눕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우리 친구들의 장난이 시작되었어요. 누운 채 레슬링을 하는 친구,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라며 자랑하는 친구, 친구 배를 배게 삼아 누워서 책을 읽는 친구, 나란히 엎드려 읽는 친구, ㅎㅎ 참, 책을 베개로 삼은 친구도 있었고 책을 얼굴에 덮고 잠을 청하는 친구들도 있었네요. 학교에서 새로운 독서 경험을 했다며, 다음에 또 하자고 난리였어요. 책과 좀 더 친해진 눕독이었습니다. 참, 선생님이 텐트 같은 그늘막을 준비했는데 인기가 최고였어요. 눕독이 끝났는데 치우지 말고 교실에 그래도 두자고 난리였답니다. 쉬는 시간에 옹기 종기 모여 이야기도 하고, 점심 시간에 보드게임도 하고. 인기 최고였네요. "선생님, 교실에 텐트가 있으니까 놀러 온 것 같아요." "저희들을 위해 텐트를 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공부 더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 그냥 좋아요~~" ㅎㅎ 선생님도 좋아요^^ 

오늘 1-2교시 미술 시간에는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하여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권 프로젝트인 원더 프로젝트 활동 중 세월호와 인권에 관한 주제로 추모 활동을 했어요. 2014년이면 우리 친구들이 아주 어릴 때였죠? 선생님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슬프고 안타깝고 멍하고, 뭔가 숙연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안전한가 라는 물음이 아직도 우리들의 마음을 힘들게 하네요. 간단한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울먹이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노란 나비 모양의 도화지를 오리고 간단한 편지도 쓰고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꾸몄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특히 모든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어른들이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1교시 쉬는 시간인데 쉬지도 않고 추모 작품을 만드는 우리 친구들의 마음이 참 기특했어요. 오늘 공부한 세월호 인권 선언을 요약해서 작품에 넣었는데, 한번 더 되새겨봅니다. 

1.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자유롭고 평등하다

2. 안전한 삶은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다

3. 인간의 생명과 존엄은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4. 모든 사람은 재난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5. 모든 사람은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진다

6. 안전하게 살아가야 할 권리는 정부에서 보장해주어야 한다

7. 우리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8. 정부는 위험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9. 피해자는 존중받고 사과받을 권리가 있다

10. 모든 사람은 재난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슬퍼하고 행동할 권리가 있다

모두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대합니다. 하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