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캠핑을?(10.10)

2023.10.10 16:55

dalmoi 조회 수:62

추석 연휴가 지나고 며칠 학교 오다가 한글날 연휴가 지나니까 벌써 10월 10일이네요. 쉬는 날이 많아서 그런지 9월도 금방 가버리고 10월도 소리없이 찾아온 것 같아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맑고 높은 하늘을 보니까 가을이 왔다는 것이 실감나네요. 시나브로 가을이 왔어요. 이 가을을 마음껏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은 주말 과제부터 이야기 해야겠어요. 학교에는 올 수 없지만 선생님이 특별한 주말 과제를 냈습니다. 한글날의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 나라 말만 쓰기, 영어나 다른 나라 말을 사용하면 반칙!!! 시험 삼아 지난 주 금요일에 시작했어요. 그런데 선생님부터 반칙을 많이 했답니다 ㅎㅎ '학습지 파일에~~ 앗!', '오늘 텐트는~~ 앗!', '자, 색연필이나 싸인펜~~ 앗!'. 선생님이 영어를 쓸 때마다 여기저기서 '선생님!' 하며 눈치를 주는 친구들이었어요. 우리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중간중간 우리 말을 사용하려고 하다가 한바탕 웃게 되고, 우리 친구들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영어가 나오면 우리 말로 고쳐보기도 하고, 이상하면 고치고 또 고치고 ㅎㅎ 재미있었지만 참 불편하기도 했죠? 이렇게 우리의 생활속에 외래어가 참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우리 말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수업 중에 나왔던 생각나는 반칙들이 생각나네요. 파일-학습지 넣는 곳, TV - 바보상자, 아이스크림 - 얼음 과자, 싸인 - 서명, 싸인펜 - 진한 색연필, 미션 - 과제나 숙제, 젤리 - 말랑말랑한 ???, 핸드폰 - 휴대 전화, 컴퓨터 - 네모난 똑똑 기계, 에버랜드-놀이 동산, 쿠키-과자, 게임-놀이, 그 외에 많은 반칙들이 나왔죠? 주말 미션 확인하는데 대부분 미션 실패였다는 ㅎㅎ 5분 만에 실패했어요. 정말 어려웠어요. 그래도 가족들과 의미있는 한글날 연휴였을 것 같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미술시간에 글빛누리공원에서 수업을 했습니다. 오랜만이죠? 미술, 사진으로 보는 세상 단원이었어요. 선생님이 활동에 대한 설명을 하고 바로 출발! 간단한 과자와 음료수도 준비해서인지 체험학습을 가는 것 같았어요. 2학기에 체험학습도 못 가게 되었는데 그래도 위안을??? 활동 주제는 모듬 친구들과 착시 사진 촬영하기였습니다. 선생님이 다양하고 재미있는 예시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따라하기도 하고 우리 친구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이 나왔어요. 사진 감상도 즐거웠습니다. 

국어시간에는 나만의 수학여행 계획하기 활동을 했습니다. 교과서에는 체험학습 계획을 세우는 내용인데, 수학여행으로 활동 내용을 바꿨어요. 2박 3일이나 3박 4일을 일정으로 장소를 정하고 교통편, 관광지, 식사, 잠자리까지 일정을 계획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역시 해외가 참 많았어요. 특급 호텔에서 친구들과 호캉스를 즐기는 계획도 있었고 파리 거리의 맛집을 찾아가는 계획도 있었어요. 가까운 에버랜드처럼 국내 여행도 많았고요. 직접 다녀온 것처럼 기행문을 쓴 친구들도 있었어요. 선생님이 계획서를 보니까 모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여행은 장소도 중요하지만 함께 가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어딜 가든 우리 친구들이랑 함께 간다면 최고의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행복한 상상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주부터 도덕시간에 선생님이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어요. 제목은 '햇빛초 대나무 숲에 새 글이 올라왔습니다'에요. 주제는 '밝고 건전한 사이버 생활'인데 선생님이 재미있는 책을 찾아서 읽어주고 있답니다. 책 내용이 길어서 다음 시간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 친구들이 '아~~'하며 아쉬운 소리를 내더라고요. 뒤에 이어질 내용이 무척 궁금한가 봐요. 일단 제목에 나오는 학교가 우리 학교처럼 신설학교인데다 학생들도 우리처럼 다 전학생이어서 더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유리와 민설이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흥미있게 듣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은 4장까지 읽었어요. 민설이가 센터가 되었는데, 다음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날까.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죠? 선생님도 우리 친구들과 책을 같이 읽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재미있네요. ㅎㅎ 

참, 선생님이 교실에 텐트를 가지고 왔어요. 정확히 말하면 그늘막인데, 우리 반의 새로운 아지트가 되고 있네요. 신난 우리 친구들, 자기들이 설치하겠다고 폴대를 꺼내더니 금방 완성하더라고요 ㅎㅎ 캠핑 좀 다녀본 솜씨더라고요. 처음에는 교실 뒷문 복도에 설치했는데 어찌어찌해서 교실로 들어오게 되었답니다. 아침부터 쉬는 시간, 점심 시간마다 텐트 안에는 우리 친구들로 북적북적. 정말 캠핑 온 느낌이라네요. 언제나 신나고 행복한 교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일도 캠핑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인사해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