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책(3.28)

2023.03.28 15:53

dalmoi 조회 수:75

요즘 교실에서 무엇인가를 흥얼거리는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무슨 소리인가 귀를 기울여보면 도레미쏭, 곰세마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노랫가락이더라고요. 어떤 때는 한 친구가 흥얼거리면 그걸 들은 다른 친구들이 따라부르고 갑자게 떼창이 되면서 서로 신기하다는듯 즐거운 표정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ㅎㅎ 그래서 점심 먹고 나른할 수 있는 오늘 5교시도 도레미쏭, 에델바이스, 곰세마리를 부르며 시작했답니다. 

실과시간에는 나의 성장책을 만들었어요. 음, 일단 '서로 다음을 존중해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죠. 오늘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그램책! '누가 이상한 걸까?' 에 나오는 카멜레온의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었던 카멜레온은 자기의 몸 색깔을 바꾸면서 친구를 찾아 다녔지만 친해질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친구를 찾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참모습을 드러내면서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답니다. 서로 다른 모양의 동물들이 보기에는 모두 이상하겠죠?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한다면 더 행복한 세상이 될 거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나의 성장책을 만들었어요.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자랐는지 글과 그림을 그렸는데 정말 감동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어요. 모두 공개하고 싶지만 ㅎㅎ 눈에 띄는 하나만 익명으로 감상해보세요. 1살 : 이때는 지금과 다르게 비엔나소시지였어요. 2살 : 제일 귀여웠을 때, 3살 : 많이 먹고 싸고 자고 힛, 말썽꾸러기 4살:어린이집에서 굉장히 많이 먹고 놀고 자고 싸는 아이.ㅋㅋ 5살 : 유치원에 가다. 은근히 친화력이 좋아서 친구 많은 인싸, 6살 : OO쌤 빠이빠이, 또 새친구 사귀면 돼! 뚝!~ 7살 : 힛, 졸업하는 날. 눈물 콧물 쫙 빼는... 8살 : 학교 날나리, 학교 회장, 9살 : 2학년의 삶이란 벌써... 2춘기 큭. 10살 : OO는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논다네. 11살 : 나는 그림에 푹 빠진 OO 12살 현재 :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재미있죠? 3살 때 요플레를 먹고 바다의 짠물을 바로 먹어 토했다는 이야기, 태어났을 때 우리 가족들의 큰 기쁨과 행복이 되었다는 이야기, 아파서 힘들었던 이야기도 보이고요. 어린이집 다니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도. 이외에도 재미있는 글이 참 많았어요. 하지만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해서, 집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보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ㅎㅎ 음, 선생님의 성장책은? 정말이지 아주 길고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국어시간에 오랜만에 교과서를 펼쳤는데 많은 친구들이 선생님이 만든 학습지를 원하더라고요. "선생님, 오늘은 학습지 없어요? 학습지로 하는 게 재미있었는데 ㅎㅎ." 걱정마세요. 선생님이 또 곰이 나오는 그림책을 준비했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곰이 나왔어요. '내 말 좀 들어주세요, 제발' 아무도 곰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지만 파리는 잘 들어주고 곰의 고민을 해결해주었어요. 그리고 '같은 말도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 듣기 좋게 하는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들과 올바른 대화를 연습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계속 연습하고 생각하다 보면 점점 더 친구들을 존중하면서 더욱 평화로운 우리 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 친구들이 만든 성장책을 보면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네요. 앞으로의 성장에 커다란 기쁨이 함께 하길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