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그냥그냥(4.12)

2012.04.12 17:14

dalmoi 조회 수:1489

어제는 선거일이었어요. 쉬는 날이라고 좋아했을 것 같은데. ㅎㅎ 부모님이랑 투표하러 다녀왔나요? 물론 선생님도 투표를 했어요. 우리의 대표자를 뽑는 일은 아주 중요하답니다. 선거 때만 반짝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4년 동안 국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이제 조금 있으면 사회 시간에 선거에 대하여 배울 예정입니다. 이번 선거를 관심있게 지켜본 친구들은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선거 이야기는 사회 시간에 다시 하기로 하고.

요즘 우리 반에는 새로운 풍습이 만들어졌어요. 바로 '그냥' 입니다. 작년에 선생님 반에서 했던 건데, 올해도 재미있게 유지되고 있네요. 원래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질문했을 때나 발표할 때 자기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시작되었어요. 근거를 밝히지 않고 '그냥'이라고 무책임하게 대답하면 안된다고, '그냥'은 뿡뿡이 노래부를 때 나오는 거라고.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수업 시간에 누군가가 '그냥'이라고 하면 다같이 뿡뿡이가 좋아요, 왜------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마지막에 그냥을 한 친구는 급식 꼴찌에 당첨. 뭐 그래봤자 몇분 안되지만. 그래도 별거 아닌데 재미있게 규칙을 만드는 모습이 참 재미있네요. 내일은 누가 그냥 해서 꼴찌로 먹을까 궁금하네요.

우리 교실에 비밀의 방이 하나 생겼어요. 바로 텔레비젼 뒤,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나름 깔끔하고 안락한 방이 만들어졌답니다. 처음엔 여학생 몇명이 그 뒤로 들어가 쑥닥쑥닥 하더니 점심시간만 되면 그 방에 모여 모임을 하는 것 같아요. 가끔 선생님도 초대받곤 하는데. 교실에서 참 재미있게 노는 것 같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네요.  

체육 시간에 축구와 피구를 했어요. 물론 선생님도 같이 했죠. 축구는 지는 팀에 잠깐씩 도와주고, 선생님이 골을 넣으면 다시 페날트킥으로 하고. 피구는 선생님 혼자랑 여학생 모두해서 이기는 팀이 사탕 하나를 얻는 거죠. 물론 피구는 선생님이 매일 져서 사탕 하나씩을 헌납해요. 선생님이 이길 순 있지만 어떻게 하다 보면 매번 지게 되네요. 그래도 선생님은 여러분과 함께 축구하고 피구하는데 참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오늘 체육시간에는 모두가 즐겁게 하는 모습이 보여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읽기 시간에 요술 항아리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어요. 그 항아리에 물건을 집어 넣으면 그 물건이 계속 나오는 이야기인데, 선생님이 만약 요술항아리가 생기면 어떤 물건을 넣고 싶냐고 물어봤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돈이라고 대답했어요. 사실 선생님도 같은 생각이에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대답을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경제가 많이 힘들긴 하지만 돈이 많다고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랍니다. 돈이 있으면 좀 더 편할 순 있지만 행복은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이어도 때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답니다. 또 지나친 욕심을 가지지 않고 조금씩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도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 요술 항아리에 '행복'을 넣으면 어떨까요? 행복을 꺼내도 또 행복이 나오고. 불행도 행복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주는 시간이 참 빨리 가는 것 같죠? 수요일이 쉬는 날이어서 그런지 벌써 내일이 금요일이네요. 요즘 아침에 오자마자 창가에 콩을 지켜보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벌써 싹이 난 친구들도 있고, 아직 감감 무소식인 친구들도 있고. 조금 더 정성을 쏟아 보세요. 작은 것이지만 커다란 기쁨을 맛볼 수 있길 바랍니다. 선생님이 오늘 간단한 수화를 가르쳐줬는데, 수화로 사랑합니다 알죠? 오늘은 수화로 할게요. 사랑합니다^^